‘융합·VR·인공지능’ SXSW에서 던진 3대 혁신

이 가 윤 - 디캠프 매니저
이 가 윤디캠프 매니저

지난 3월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D.CAMP)를 통해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에 다녀왔다. 매년 3월 열리는 SXSW는 본래 미국 남부와 서부의 음악과 필름을 위한 문화축제로 시작된 행사로, ‘남부와 남서부’를 의미하는 이름은 알프레드 히치콕의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에서 따온 언어유희다.
SXSW는 ‘창조성’이란 미션을 중심으로 열리는 도시 단위의 축제이며 1987년 시작해 매년 규모가 커졌고 평균 50여 개국 20만여 명이 인구 90만 명의 오스틴 시내에 집결해 열린다. SXSW에서는 음악, 필름, 인터랙티브(콘퍼런스) 세션으로 나뉘어 있으며 행사 기간 오스틴 시내 곳곳에서 페스티벌을 경험할 수 있다.  SXSW를 다녀온 후  글로벌하게  진행되고  있는 세 가지 혁신적인 흐름을 정리해봤다.

빅데이터 중심으로 융합되는 시대

모바일 그 이상을 꿈꾸는 시대가 오면서 SXSW의 핵심어이기도 한 ‘컨버전스(Convergence)’는 이제 개발자가 아닌 일반인에게도 익숙한 어휘가 됐다. 컨버전스는 디지털 기술로 인해 하나의 기기에 영상, 음성, 이메일, 웹브라우저와 같은 다양한 기능이 수렴된다는 의미로 쓰이기 시작했으며 특히 SXSW에서 컨버전스는 빅데이터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빅데이터로 산업 간 교류를 이끌고 그 안에서 의미 있는 결과물을 찾는 사례들이 소개됐다. 특히 ‘감정을 가진 차’에 대한 소개는 흥미로웠다. 우리는 차에 대한 소유의 개념이 명확하고 어떤 물건보다도 차를 선택할 때 신중한 편인데, 빅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차와 인간에 대한 관계를 감정의 영역에까지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자동차는 매일 ‘주인’의 마음을 파악해 주행 모드를 제안하고 드라이빙 전용 음악을 틀어준다.
또한 내 감정을 읽고 출근 여부를 결정해주며 몸 상태가 안 좋다고 확인되면 나를 병원으로 안내한다. 이것을 진정한 ‘드라이빙 경험(Driving Experience)’이라 설명하며 자동차도 나와 감정을 교환할 수 있는 ‘로봇’이라는 개념으로 발전시켰다.
이날 세미나에서 체인지 사이언스(Change Sciences) 대표인 파멜라 파빌리섹은 자동차가 로봇을 넘어 가족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자동차를 선택하는 기준에 감성지수(EQ)가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도 했다.
빅데이터는 영화, 뉴스 등 콘텐츠 제작뿐만 아니라 배포에도 도움을 주고 있는데, 선덴스 인스티튜트(Sundance Institute)의 제시 푸셀리에르 매니저는 데이터를 통해 영화 제작 과정이 투명해졌다고 말했다. 영화 소재와 배우 선택 과정이 기존의 감과 인맥을 통한 결정이 아닌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토리를 제작하는 것이다. 시사회 등 제작 과정에서의 피드백도 데이터로 축적할 수 있도록 수집하며 마케팅 전반에 이용하는 것은 물론 데이터를 이용한 작곡, 패션 디자인, 데이터 기술, 데이터 정책, 개인 데이터의 이용 등 데이터를 다룬 세션만 해도 70여 회에 달했다.
SXSW 2018 / 사진 제공 :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 SXSW 2018 / 사진 제공 :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성장하는 VR 시장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이하 VR) 기술은 더욱 성숙해지고 있었다. 콘텐츠는 더욱 정교해지고 사용자 중심의 다양한 콘텐츠 형태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VR은 예술, 헬스 케어,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이용되는 하나의 툴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VR 관련 세션에 참여한 연사들은 VR은 이제 유행이 아니라 대세(Mainstream)라고 말했다. 빅데이터와 함께 모든 영역에서 응용 가능성이 풍부한 분야라고 말이다.
소니는 VR을 통한 프로젝션 매핑 기술(Projection Mapping Technology)을 선보였다. 이 기술은 사람의 움직임과 경험에 따라 각자 다른 영상을 접하는 기술로, 본 행사에서는 미국 가수 칼 리드의 뮤직비디오 ‘Young Dumb & Broke’를 VR 매핑 기술을 통해 듣고 볼 수 있게 했다. 하나의 뮤직비디오, 공연에서도 내가 겪은 경험에 따라 각기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기술이다. 국내에서도 CGV 스크린X 스튜디오의 VR 영화 <공간 소녀>가 상영됐다. <공간 소녀>는 한 소녀와 그 소녀의 공간에 대한 이야기로, 어느 날 소녀의 공간이 주인공에게 말을 걸면서 그녀가 잊고 있었던 추억으로 안내하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시각화된 소녀의 감정이 360도 파노라마처럼 펼쳐짐으로써 몰입감을 자아냈다.
행사에서는 VR을 넘어 혼합현실(Mixed Reality, 이하 MR)의 미래에 대한 논의도 나왔다. MR은 현실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겹쳐서 보여주는 증강현실 기술과 VR의 장점을 따온 기술인데, VR의 미래를 논하는 과정에서 MR의 가능성도 함께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MR이 VR에서 느낄 수 없는 몰입 기술을 선보일 수 있는지가 관건으로, 이를 위해 AR에서 보여주는 현실감 있는 세트장, 리얼타임 사운드 기술, 실시간 이용자 피드백의 발전 여부가 VR과 MR의 차이를 가를 수 있는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상업성과 성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을 남겼다. 글로벌 VR 회사인 MPC의 팀 딜론 VR 부문 대표는 “MR 시장의 확장 가능성은 여전히 의문”이라며 “MR 시장이 엔터테인먼트 마켓에서 가정용 부문으로 확장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인간과 인공지능은 창의성을 공유할 수 있을까

행사 전반적으로 인공지능이 인간의 창의성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인공지능이 언제까지 인간에 종속적인 역할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치열한 논쟁이 나왔다. 세션 ‘인공지능이 늘어나는 인구를 먹여 살릴 것이다’에서 조지 캔터카네기 멜런 대학 교수는 DNN(Deep Neural Network) 트레이닝을 통해 학습해가는 신경망(Neural Network)이라는 개념을 소개했다. 그 외에도 켄터 교수는 단순 작업을 하는 자동화 운동성, 감지(Sensing), 인지(Perception), 검색이라는 도구가 인공지능이 보유한 다섯 가지 도구라고 말했다. 인공지능이 기술적으로 인간의 창의성을 따라가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끊임없이 인간의 창의성에 범접할만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눈여겨봐야 할 사안이라고 결론 내렸다.
스타트업 피칭 진행 현장 / 사진 제공 : Made for Minds
▲ 스타트업 피칭 진행 현장 / 사진 제공 : Made for Mi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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