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중심주의로 개선된 웰스파고의 성과평가제도

김 홍 년 - NH금융연구소 부연구위원
김 홍 년NH금융연구소 부연구위원

인터넷 통신기술의 발달로 우리 사회는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금융 산업도 마찬가지다.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핀테크 등 이제 금융환경에서 IT기술과의 융합은 보편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기초는 인간은 누구나 편하게 생활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실생활과 밀착된 서비스 산업인 금융 산업은 좀 더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를 누리기를 고객들도 원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터넷과 모바일을 사용하는 금융 환경이 조성되면서 비대면채널의 성장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인 것이다.

비대면채널의 성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전통적인 대면채널인 은행 점포가 점차 자리를 잃고 있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금융위기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국내 은행의 점포 수는 인터넷 뱅킹 등 IT기술이 융합된 핀테크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점차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매년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은행 점포 수는 현재 2012년 대비 약 11% 이상이 줄어들고 있다. 이와같은 점포 감소 추이는 국내 금융 산업이 과거 영업 방식에서 벗어나 변화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하지만 이러한 점포 감소와 같은 변화에 맞는 영업점 관리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지점을 줄여나간다는 것은 그만큼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하지만 국내 은행들은 대부분 기존의 방법으로 지점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 비대면채널 활용으로 지점을 축소하겠다는 비용 축소에 대한 경영 의지는 높은 반면 실제 사용 고객의 입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 지점의 감소로 인한 불편함을 해결하려는 정책은 미흡한 편이다.
국내 은행들이 이와 같은 지점을 통한 고객 서비스를 간과한다면 아무리 인터넷 환경에 익숙한 고객들이라도 실질적으로 지점을 통한 서비스를 받고 싶을 때 불편함이 발생할 경우 점차 주거래 은행을 교체할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한 서비스로 인하여 영업점은 더욱 도태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새로운 환경에 걸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영업 점포의 성과 관리 프로세스 즉 KPI(Key Performance Indicator)를 개선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그렇지만 국내은행들은 영업 점포를 축소해나가는 만큼 실질적인 영업점 성과 관리 개선을 위한 노력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은행 간 차이는 있으나 여전히 본점 주도 형태로 영업점 성과를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부에서 이익 목표에 적합한 상품을 개발하고 이를 영업점별로 할당하기 때문에 밀어내기 영업관행이 지속되고 있고, 이는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형태의 영업 방식은 은행의 영업 경쟁이 복잡해지고 영업점별로 점주권 영업이나 고객이 다변화됨에 따라 기존과 같이 본점주도로 목표를 설정하고 영업점을 관리하는 방식은 그 실효성이 퇴색되는 추세다. 또한 이에 따른 영업점 직원들의 성과 평가에 활용되는 지표도 그 숫자가 지나치게 많고 대부분 재무지표라서 지표 간의 균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평가된다.

성과중심주의였던 웰스파고의 위기

과거 리테일 중심 은행의 모범 사례라고 칭송받았던 웰스파고도 국내 은행과 같은 성과주의와 성장 중심의 영업점 성과 관리방법을 지속하였었다. 영업점의 수익목표뿐만 아니라 여·수신 규모와 같은 양적 성장지표까지 본점에서 관리하는 하향 방식의 의사 결정 체계를 지속하였다. 본사에서 지점별로 상품별 목표, 순수익 목표, 대손 목표 등을 제시하였고, 영업점은 영업점의 판관비 목표만 본점에 제안하였다. 1990년대 들어 영업점이 KPI 수립 주체가 되면서 각 영업점은 상품별 양적 목표에 대한 가이드 라인과 영업이익 목표를 본점에 제시하는 방식으로 영업점 운영 모델이 조금씩 변경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영업점 관리 방법은 웰스파고에 위기를 몰고 오게 되었다. 웰스파고는 2016년 9월에 고객의 동의 없이 예금계좌를 개설하고 신용카드를 발급하는 등 과거에는 없었던 불법 영업 행위가 광범위하게 발생하게 된 것이다. 고객 동의 없이 만들어진 유령 계좌가 기존에 알려진 210만 개 이외에도 추가로 140만 개가 더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보험 강매 이슈까지 불거져 나왔다.
이와 같은 사고로 인하여 그동안 웰스파고는 성과 극대화에만 치중하여 고객 중심이 아닌 회사 중심의 KPI를 설계하고 운용해왔음을 깨달았다. 교차판매 확대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계좌나 신용카드 등의 사용 여부와 상관없이 외형 위주로 실적을 인정하였으며 일 단위로 실적을 모니터링하고 실적 달성 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지속해왔던 것이다. 상향식 의사 결정 방식을 채택하고 있었으나 직원의 개인별 평가 비중이 높았던 관계로 이러한 방식의 효과가 떨어진 측면이 있었고, 영업 현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상명하복식의 목표 하달 또한 수시로 발생하게 되었다. 이런 과정에 KPI가 최우선시되는 주객전도의 상황이 초래되었다. 한마디로 극단적인 목표 제시로 인하여 이를 실패할 경우 성과가 나오지 않는 두려움이 만연하게 된 조직 문화가 조성되었던 것이다.
웰스파고는 이번 사태를 통하여 거액의 벌금, CEO 사임, 수천 명의 직원 해고 등 눈에 보이는 피해 이외에도 고객의 신뢰 하락으로 인한 잠재 고객의 가치를 상실하게 되었다. 이러한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웰스파고는 새로운 성과 관리 개선 방안을 발표하였다. 새로운 경영진은 그동안의 성공 요인으로 평가받던 교차판매에 대한 혁신 작업을 개시하였고, 직원들은 상품영업 목표치가 부여되면서 상품 판매 수에 따라 평가가 이루어지던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 만족과 팀 목표 달성에 따라 인센티브를 수취하게 되었다. 한마디로 고객 중심의 KPI로 전환하게 된 것이다.
웰스파고의 영업점 KPI는 고객 지표와 같은 정성적인 요소를 많이 넣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고객지표를 큰 비중으로 평가하고 있는데, 이는 계속 거래하고 싶은가에 대한 고객 조사로써 일반적인 고객만족 평가와는 다른 개념이다. 즉, 거래 활성화 여부에 따라 판매 상품 실적을 인정하는 방식으로서 이러한 방식은 직원으로 하여금 지속적으로 고객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게 되었다.

고객 중심주의를 KPI에 접목시킨 웰스파고

고객의 신뢰 회복을 위한 웰스파고의 KPI 혁신 내용은 첫째, 상품 교차판매 지점별 목표 삭제 둘째, 고객 유지 및 계좌사용 빈도를 통한 인센티브 제공 셋째, 고객 만족도 조사를 기반으로 한 KPI 재구성 넷째, 다양한 수준의 모니터링 통해 불완전 영업행위 감시 등으로 개편되었다. 고객 중심의 KPI 혁신이라는 방향성은 장기적 관점에서 고객과의 평생 관계 구축을 위해 고객의 재정을 건전하게 하고 고객의 재산이 늘수록 직원이 그 실적을 평가받고 우대받도록 KPI를 개선하며 현장과의 소통을 통해 도전적이지만 달성 가능한 목표를 제시한다는 것이다.
웰스파고의 영업점 KPI는 고객 지표와 같은 정성적인 요소를 많이 넣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고객지표를 큰 비중으로 평가하고 있는데, 이는 계속 거래하고 싶은가에 대한 고객 조사로써 일반적인 고객 만족 평가와는 다른 개념이다. 즉, 거래 활성화 여부에 따라 판매 상품 실적을 인정하는 방식으로서 이러한 방식은 직원이 지속적으로 고객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게 되었다. 의사결정 프로세스 또한 점주권 환경에 맞는 영업추진이 가능하도록 고객이나 상품별 목표를 영업점 단위에서 결정하는 상향방식을 채택하였다. 영업점에서 목표를 설정하여 점주권의 상황에 따라 영업 활동을 하게 설계하였으며, 일부 항목의 경우 과거 데이터나 인구통계학적 자료 등을 활용하여 본부에서 목표를 부여하더라도 영업점과의 협상을 반드시 진행하도록 조치하게 만들었다. 본부에서 하향식 목표와 달리 영업점은 개별적으로 영업 목표를 만들어 활용하고 있으며, 영업 본부는 영업점의 목표 관리가 수월하게 진행되도록 이를 관리하기 위한 내부 인프라를 구축하게 되었다.

고객 중심의 성과 문화로 신뢰를 회복하는 웰스파고

웰스파고의 성과 관리 개선 방안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 번째 영업점 성과관리 지표로 고객 경험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은행 서비스 만족도, 충성도 등을 평가함으로써 고객 경험 지표를 만드는데 각 설문은 5점 척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매 설문은 매주 화요일에 전체 고객 평균값을 업데이트한 후 영업점에 통보하도록 되어 있다. 설문 내용은 ① 영업점 직원이 당신을 소중한 고객으로 대하였는지 ② 당신이 만족하는 방향으로 업무를 처리하였는지 ③ 당신의 업무를 기꺼이 도와주려는 느낌을 받았는지 ④ 최초 업무를 올바르게 처리하였는지 ⑤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약속을 이행하였는지 등 5개로 구성되어 있다.
두 번째 성과관리 지표는 영업점 핵심고객 증가율 지표이다. 이 지표는 웰스파고를 주거래은행으로 삼고 있는 고객에 대하여 유지 및 증가 수준을 평가하는 지표이다. 핵심 고객은 직불카드, 온라인결제 등을 위해 거래계좌를 3개월 이상 유지한 고객(개인, 기업 모두 포함)을 의미한다. 3개월의 시차를 둔 것은 신규 고객의 경우 거래 첫날부터 계좌를 충분히 이용하지 않는 점을 감안하였다. 이 지표는 직전 분기 말과 대비하여 이번 분기 중에 증가한 핵심 고객 수의 비율로 평가하게 되어있다.
세 번째 지표는 가계별 금융거래 증가율 지표다. 이 지표는 고객의 금융거래 잔액 유지 및 증가율 등을 통해 은행이 고객의 금융 니즈를 충족하는 서비스를 충분히 제공하고 있는지를 평가한다. 가계별 예금, 금융투자 상품, 대출 잔액을 포함한 금융거래를 반영하여 평가하며 대출 잔액은 일정 한도만 인정하고 있다. 이 지표는 직전 분기 평잔 대비 이번 분기의 월별 금융거래 잔액증가율을 단순 평균하여 평가한다.
네 번째는 영업점 내부통제 지수이다. 2017년 1월부터 도입된 지표인데 운영리스크 등 영업점의 내부통제 지수를 산정하여 내부 통제 수준을 평가한다. 영업점 내부통제 지수는 모범(Exemplary), 보통(Performing), 개선필요(Needs improvement) 의 3개 등급으로 운영되며, 하위 평가지표의 평가 결과에 따라 등급이 결정된다.
웰스파고는 이러한 노력으로 고객에게 잃었던 신뢰를 어느 정도 회복하고 있다. 새로운 CEO의 고객 중심주의에 맞는 성과평가로 인하여 웰스파고의 서비스 정신이 변화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직원들에게 새로운 KPI와 보상을 통하여 기존의 보수적이고 성장 중심의 경영 전략은 사라져가고 고객들에게 다가가는 서비스 정신이 다시금 고객에게 신뢰를 얻게 된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웰스파고의 예는 국내 은행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우리나라의 많은 은행들은 과거의 웰스파고와 유사한 측면이 많다. 보수적인 기업 문화와 성장 중심의 경영전략, 하향식 의사 결정 체계 등 많은 부분이 과거 문제가 발생하였던 웰스파고 성과중심주의의 기업 환경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웰스파고는 큰 수업료를 내고 변화하게 된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것이다. 변화된 시대에 발맞추지 못하고 성장 전략을 취하게 되면 고객에게 외면 받을 수 있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점차 개인화되는 인터넷 통신 환경, 줄어들고 있는 점포수, 선진화되고 있는 고객의 눈높이 등은 과거의 성과주의적 경영 전략을 내세우는 국내 은행들을 점차 외면할 것이다. 국내 은행들이 변화하기 싫어하는 보수적인 성과 문화는 이제 고객 중심의 성과 문화로 변화해야하며 그에 맞는 고객중심주의적 KPI로 국내은행들도 변화되어야 할 시기라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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