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바다를 당신과 함께 밤바다의 로망, 여수

임 운 석 - 여행작가
임 운 석여행작가

버스커버스커가 2012년에 발표한 ‘여수밤바다’의 노래를 들어보면 크게 멋을 부리거나 현란한 기교가 있는 것도 아니다. ‘여수 밤바다’가 반복적으로 나오는 가사, 보컬 특유의 감수성과 애절함…. 이런 것들이 결합되어 독특한 매력을 자아낸다. 한 번 들으면 다른 것은 몰라도 “여수밤바다”를 온종일 흥얼거리게 된다. 여수의 밤바다가 궁금하다.

낭만으로 수놓는 여수의 밤

철썩~ 쏴아아~ 밤바다에 홀로 앉아 파도 소리를 들어본 적 있는가. 눈을 감고 들으면 마치 파도가 밀려오고 나가며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느낌이다. 눈을 뜨니 서늘한 밤바람에 짭조름한 바닷내음이 풍긴다. 혼잡하지도 외롭지도 않은 여수밤바다의 낭만은 혼자서 즐기기엔 아쉽다. 여수에서 밤바다를 즐기기에 가장 좋은 곳은 어딜까? 여수해양공원이다. 이곳은 이순신대교를 지나 항구를 따라 이순신 광장까지 1km 남짓의 산책하기 좋은 공원이다. 땅거미가 내리면 손을 맞잡은 연인, 가족들이 거닐며 시원한 바닷바람을 만끽한다. 해가 지는 순간 여수 앞바다는 새로운 모습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4월부터 10월까지 주말에 이순신광장을 중심으로 ‘여수밤바다 낭만버스킹’공연이 펼쳐진다. 노래와 연주, 각종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이 참여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공연이 있는 주말이면 밤바다의 낭만이 최고조에 달한다. 중앙선어시장(Y존), 삼미횟집(E존), 빛광장(O존), 엔젤리너스 건너편(S존), 카페베네 옆(U존)으로 ‘YEOSU’ 총 5곳에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아름다운 여수야경과 함께 듣는 야외공연은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좌) 여수 밤바다 공연, (우) 막걸리 식초의 새콤한 맛이 일품인 서대회
▲ (좌) 여수 밤바다 공연, (우) 막걸리 식초의 새콤한 맛이 일품인 서대회

여수 밤바다를 즐기는 색다른 방법

밤바다는 하늘과 바다에서도 즐긴다. 해양 케이블카와 유람선을 이용하면 된다. 해양 케이블카는 조명을 밝힌 채 돌산도에서 출발해 바다를 가로질러 오동도 앞에 도착한다. 국내 최초의 해상 케이블카다. 편도 1.5km, 왕복 3km를 운행한다. 야간에는 화려한 밤바다를 볼 수 있어 색다른 체험이 될 것이다. 낮에 해상 케이블카를 이용할 거라면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탈 캐빈을 선택해보자. 다른 케이블카에서 느끼지 못하는 짜릿한 스릴까지 챙길 수 있다. 밤바다 선상 투어도 빼놓을 수 없다. 거북선 모양의 유람선이 화려한 조명을 밝히고 캄캄한 바다를 유영한다. 배 안에서 보는 야경도 좋지만 조명을 밝힌 유람선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여수 밤바다는 특별해진다.
여수 밤바다 야경의 원조는 돌산대교와 돌산공원 야경이다. 돌산대교는 길이 450m, 폭 11.7km로 섬이던 돌산읍과 남산동을 연결하는 연륙교다. 돌산공원에서 보는 돌산대교는 사진애호가들에게 여수 야경촬영 포인트로 알려져 있다.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알록달록한 조명이 캄캄한 밤을 수놓는다. 바로 앞에는 돌산대교와 거북선대교가 형제처럼 밤을 밝히고 그 가운데 장군도가 자리한다. 장군도 둘레에도 시시각각 조명 색이 변해 화려하다.
여수 밤바다 이 조명에 담긴 아름다운 얘기가 있어
네게 들려 주고파 전활 걸어 뭐 하고 있냐고
나는 지금 여수 밤바다 여수 밤바다

천혜의 자연이 선물한 풍성한 식탁

여수는 수많은 섬과 아름다운 바다가 어우러졌다. 따라서 바다에서 수확한 물 좋은 해산물이 가득하다. 별다른 양념을 하지 않아도 괜찮고, 주방장의 손맛이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다. 원재료가 워낙 좋아서다. 여수 밤바다를 감상하면서 여수의 진미를 즐기고 싶다면 돌산대교 인근 회 타운을 찾아보자. 두툼하게 썰어 내는 광어, 우럭, 농어를 비롯해 예쁘장하게 생긴 줄돔, 감성돔도 맛볼 수 있다. 또한 20여 가지에 이르는 푸짐한 밑반찬이 한상 가득 차려져 넉넉한 여수의 인심도 덤으로 맛볼 수 있다. 달콤 짭조름한 대한민국 대표 밥도둑을 만나고 싶다면 게장백반 특화 거리를 찾아보자. 여수에 있는 대부분의 식당에서 밑반찬으로 내놓는 갓김치는 밑반찬 같지만 메인 요리로도 손색이 없다. 김치가 익을수록 톡 쏘는 매운맛이 강해 중독성이 강하다. 1년 이상 발효시킨 막걸리 식초와 채소를 함께 버무린 서대회는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원기보충을 원한다면 맛은 물론 영양까지 챙길 수 있는 장어가 좋다. 교동시장 포장마차에서는 낙지, 조개관자, 새우가 어우러진 여수삼합을 지역 별미로 내놓는다. 청정바다와 낭만이 흐르는 야경 그리고 푸짐한 먹거리까지 챙길 수 있다면 진정한 여수삼합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까마득한 절벽으로 이루어진 금오도 비렁길의 미역널방
▲ 까마득한 절벽으로 이루어진 금오도 비렁길의 미역널방

여수에서 찾은 보석 같은 길

밤바다로 유명한 여수에 작은 섬 금오도가 있다. 여수에서 뱃길로 짧게는 30분, 길게는 1시간가량 거리에 자리한다. 금오도 걷기 여행의 백미는 비렁길이다. ‘비렁’은 벼랑을 뜻하는 여수 사투리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깎아지른 절벽과 기암괴석, 숲과 바다가 어우러진 최고의 걷기 길이다. 인기 있는 비렁길 1코스는 함구미 마을에서 출발한다. 마을 골목을 가로질러 산길로 접어드는데 밭에는 온통 방풍나물 천지다. 금오도는 우리나라 방풍나물의 최대 생산지라고 한다. 비탈길에서 숨이 가빠지면 어두컴컴한 숲속으로 길이 열린다. 1코스 최고의 전망으로 꼽히는 미역널방이다. 옛날에 주민들이 지게에 미역을 지고 와서 널던 바위라고 한다. 아스라이 수평선이 하늘과 경계를 이루고 화룡점정을 찍어놓은 듯한 섬들이 바다를 더욱 아름답게 수놓는다. 숲길 몇 구비를 더 지나면 1코스 두 번째 절경인 신선대가 기다린다. 먼바다에서부터 불어온 특유의 짠내가 바람을 타고 코끝까지 날아온다. 시선을 돌리는 곳마다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 아름답다.

여행자 수첩

주소 : 여수해양 케이블카(전라남도 여수시 돌산로 3600-1)

홈페이지 : http://yeosucablecar.com

문의 : 여수해양 케이블카 061-664-7301, 여수관광안내소 061-664-8978

여수 맛집 : 여수에는 풍성한 남도진미를 맛볼 수 있는 맛집이 많다.
가성비가 뛰어난 푸짐한 백반을 맛보려면 30년 전통의 로타리식당(061-642-2156)이 있다. 바다사랑(061-652-0666)은 11가지 회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예약제로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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