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속 세상 보기] 봄이 되면 이사한다? 전세대란으로 탈서울이 대세 > Vol 744 Mar 2016 > 금융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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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속 세상 보기 : 봄이 되면 이사한다? 전세대란으로 탈서울이 대세

이사는 움직이기 좋은 계절인 봄과 가을에 몰린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과연 실제로 그럴까? 한국감정원에서 공공데이터 개방의 일환으로 제공하고 있는 부동산통계정보를 살펴보면 월별 이사 건수 추이가 우리의 상식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그림 1>에서와 같이 2014년에 비해 2015년에는 전체적으로 이사 건수가 증가했고, 2014년에는 봄철 이사가 그리 많지 않았다. 두 해를 비교해 보면 한겨울이라고 할 수 있는 1, 2월에 다소 줄어들기는 했지만 이를 제외하면 월별로는 그리 큰 차이를 보인다고 하기 어렵다. 1, 2월의 경우 조차도 다른 달의 절반 수준 미만으로 이사 횟수가 줄어들지는 않는다. 결국 봄·가을에 이사가 집중된다는 상식적인 이야기가 완전히 틀렸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수치상으로만 본다면 꼭 그렇다고 말하기 곤란할 정도의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그림 1> 2014~2015년도 월별 이사 건수 추이

2014년에 비해 2015년에는 전체적으로 이사 건수가 증가했고, 2014년의 경우에는 봄철의 이사가 그리 많지 않다.
자료 출처 : 한국감정원 부동산통계정보

또 2014년과 2015년의 차이에서 알 수 있듯 계절에 따라 이사 건수가 차이 나는 것 이상으로 기타 외부환경적인 요인, 예를 들면 금리나 규제 등 정부정책과 경제상황들이 계절이 미치는 영향보다 더 크게 작용한다.

매매나 전세, 어느 쪽이 되었든 간에 이사와 대출은 뗄 수 없는 관계다. 또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은 좀 더 유리한 조건을 찾아 인터넷이나 은행영업점을 찾게 될 것이다. 2015년의 경우를 살펴보면 1월에서 3월까지 3개월 동안 인터넷에서 ‘전세대출’ 검색이 매우 높았고 이후 꾸준히 낮아지는 모습을 보인다(<그림 2> 참조). 전세대출검색지수는 구글이 제공하는 검색통계에서 ‘전세대출’을 키워드로 산출한 값이다. <그림 2>는 비록 2015년 한 해의 값만을 본 것이지만 ‘전세대출’ 검색이 실제로 이사가 이루어지는 것에 대한 선행지표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과연 이러한 관계가 일반적인 것일까? 좀 더 긴 기간에 걸쳐 살펴본다면 확실해질 것이다.

<그림 2> 2015년도 이사 건수와 전세대출 검색 추이 비교

2015년의 경우를 살펴보면 1월에서 3월까지 3개월 동안 인터넷에서 ‘전세대출’ 검색이 매우 높았고 이후 꾸준히 낮아지는 모습을 보인다.
자료 출처 : 한국감정원 부동산통계정보, 구글트렌드

<그림 3>은 5년 동안의 월별 ‘전세대출’ 검색지수를 추출해 월을 기준으로 평균값을 산출한 것이다.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 동안이 검색지수가 매우 높다. 이후에는 8월에 일시적으로 조금 높은 값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연초 3개월에 비해서는 상당히 낮은 값을 유지한다. <그림 3>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실제 이사가 많지 않은 연초에 잠재적인 이사를 위한 정보수집 작업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다면,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고객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겨울에 집중적으로 고객을 만나는 활동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펼쳐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할 것이다.

<그림 3> 5년간 월별 전세대출 검색지수 평균(2011년~2015년)

5년 동안의 월별 ‘전세대출’ 검색지수를 추출하여 월을 기준으로 평균값을 산출한 것이다. 1월부터 3월 까지 3개월 동안이 검색지수가 매우 높음이 뚜렷하게 보인다.
자료 출처 : 구글트렌드

이사라고 해서 반드시 멀리로만 가지는 않을 것이다. 인근 지역으로의 이사도 있을 수 있다. 한국감정원의 2015년도 전입자 수 통계를 살펴보면 전체 이사 건수 중 절반 이상이 같은 시·군·구 내에서 이루어진다. 대부분 이사를 하더라도 그리 멀리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것. 전세 기간이 끝나서 옮기는 경우라면 대부분 같은 동네를 선택할 것이라는 상식이 적용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다른 시·도로의 이사도 20%로 결코 적지 않은 비율을 차지한다. 특히 서울 이외의 지역에서 서울로 이사하는 비율이 5%를 넘어 전체 이사에서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림 4> 동일지역여부 구분에 따른 전입건수 비율(2015년)

전체 이사 건수에서 절반이상이 같은 시·군·구 내에서 이루어진다. 대부분 이사를 하더라도 그리 멀리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자료 출처 : 한국감정원 부동산통계정보 전입가구 수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하게 되면 결국 해당 시·도의 인구수에 변동이 생긴다. 시·도 단위 지역별로 인구수 변화를 비교해본 것이 <그림 5>이다. <그림 5>에서 보면 서울과 경기도, 세종시가 2014년과 2015년 두 해 동안 인구수를 기준으로 가장 큰 변화가 있었던 지역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서울과 경기도는 기본적으로 인구가 많은 지역이지만 세종시의 경우는 급격한 인구증가가 있었음이 보인다. 기타 지역들도 약간씩의 증감은 있었지만 위 세 곳에 비해서는 그리 큰 숫자가 변동된 것은 아니다. 또한 2014년과 2015년을 비교해서 보면 느는 곳은 계속 늘고, 줄어드는 곳은 계속 줄어드는 양상이 나타난다.

<그림 5> 시도별 인구수 순증감 비교

서울과 경기도, 세종시가 2014년과 2015년 두 해 동안 인구수를 기준으로 가장 크게 변화가 있었던 지역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서울과 경기도는 기본적으로 인구가 많은 곳들이지만 세종시의 경우는 급격한 인구증가가 있었음이 보인다.
자료 출처 : 한국감정원 부동산통계정보, 구글트렌드

인구수의 변화가 가장 큰 세 곳만을 뽑아서 살펴보면 서울에서 빠져나간 숫자와, 경기도와 세종시에서 증가한 숫자의 합계가 대략 엇비슷한 규모이다. 이 세 지역에 대한 관련 검색어를 구글에서 찾아보면 서울은 대학·버스·지하철 등 주로 사람의 움직임과 관련된 내용들이 많았고 주거와 관련된 내용은 나타나지 않은 반면, 경기도에서 고양시가 많이 검색된 이유는 삼송지구 택지개발 때문으로 보인다. 세종시 역시 아파트·분양 등의 키워드가 많이 검색됐다.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시는 정부세종청사가 인구유입의 핵심이 되고 있으며 신도시 아파트 단지가 건설 중이다. 주민편의시설 확충이 진행 중이고 당분간은 인구증가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점차 포화될 것이다.
서울시와 경기도 간의 인구이동을 좀 더 상세하게 살펴본 것이 <그림 7>이다. 서울에서 경기도로는 36만 명이 이주했고, 반대로 경기도에서 서울시로는 24만 명이 유입됐다. 그 차이에 해당하는 12만 명이 경기도로 순유입되었고, 이는 2015년 중 경기도의 전체 인구증가에서 대부분에 해당하는 숫자이다. 주거를 서울과 경기도 사이에서 오가는 이들이 상당히 많으나 경기도로의 유입이 서울로의 유출에 비해 50% 가량 더 많다는 것이다.

<그림 6> 주요 인구수 변동 지역별 관련 검색어

인구수의 변화가 가장 큰 세 곳만을 뽑아서 살펴보면 서울에서 빠져나간 숫자와 경기도와 세종시에서 증가한 숫자의 합계가 대략 엇비슷한 규모이다.
자료 출처 : 구글트렌드 연관 검색어

<그림 7> 서울시와 경기도 간 인구이동 내역

서울에서 경기도로는 36만 명이 이주했고, 반대로 경기도에서는 서울시로 24만 명이 유입되었다.
자료 출처 :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인구통계

이사를 하는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하지만 서울에서 경기도로 이동하는 가장 큰 이유는 최근 서울의 전세가격 상승일 것이다.

<그림 8> 서울시와 경기도 전세지수 추이 비교

2014년 초에서 2015년 말까지 2년 사이에만 서울의 전세가가 10% 가까이 상승했다. 2015년 6월을 100으로 환산한 전세지수의 월별 추이에서 보면 서울과 경기의 전세가가 거의 비슷한 패턴으로 꾸준히 크게 증가하고 있다.
자료 출처 : 한국감정원 전세가격지수

<그림 8>에서 알 수 있듯이 2014년 초에서 2015년 말까지 2년여 동안 서울의 전세가가 10% 가까이 상승했다. 소위 ‘전세대란’이라 불리는 현상이다. <그림 8>의 수치는 한국감정원이 제공한 2015년 6월을 100으로 환산한 전세지수의 월별 추이인데 서울과 경기의 전세가가 거의 비슷한 패턴으로 꾸준히 크게 증가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기간 중에 서울의 인구수는 꾸준히 순감소하며 감소의 정도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상의 세 가지 지표의 변화를 종합해서 생각해보면 <그림 9>에서 나타난 것과 같이, 서울의 전세가가 높아지다 보니 경기도로 이동하는 인구가 증가했고, 이는 다시 경기도의 전세가를 상승시키는 연쇄작용이 일어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전세대란이 서울에 한정되지 않고 수도권 전체로 확대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림 9> 서울시와 경기도 전세가 변동 영향구조

서울 인구의 경기도 지역으로의 유출은 서울 전세가격의 상승으로 기인한다.

2015년 10월 기준 서울의 전세가 평균이 2억 7천만 원, 경기도가 1억 7천만 원으로 1억 원 가량 차이가 난다는 점�� 생각하면 이러한 현상은 자연스러운 결과로 보인다. 이에 더해 경기도의 신도시형 아파트 단지가 늘었고, 주요 교통거점에서 광역버스와 지하철 등 서울로의 출퇴근 대중교통편에 대한 편의성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서울과 경기도가 절대적으로 인구수가 많은 지역임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엄청난 규모의 인구가 움직인 것은 아니라는 점에 주의해야 할 것이다. 2015년 말의 인구수를 기준으로 2014년에서 2015년까지 2년간의 인구수 순증감을 비율화해서 보면, 가장 큰 비율로 인구가 증가한 곳은 단연 세종시였고, 제주도와 경기도가 뒤를 잇는다. 경기도가 절대 규모로는 가장 많은 인구수가 늘어났음에도 비율로 따지면 1.2% 증가 정도에 해당한다. 제주도의 인구는 4.1%가량 증가했다. 세종시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비율이며 장기간 꾸준한 증가추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65세 이상 인구의 증가가 두드러지고 일시적 거주 성격의 1인 가구도 늘어나는 추세이기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서울은 절대 인구수뿐만 아니라 감소 비율에서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으나 2.2% 정도 감소했다. 물론 겨우 2년간의 짧은 기간 동안임을 고려한다면 2.2%의 수치도 결코 작은 것은 아닐 것이다.

<그림 10> 시도별 인구수대비 인구증감 비율 상·하위 3개 시·도

가장 큰 비율로 인구가 증가한 곳은 당연히 세종시였고, 제주도와 경기도가 뒤를 잇는다.
자료 출처 :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인구통계

2014년 이후 꾸준히 금리가 내려갔다는 것은 최근 경제 환경의 가장 큰 특징일 것이다. 2014년 초에 비해서 2015년 말까지만 20% 이상에 해당하는 1%가량의 금리가 더 내렸고, 이는 주택마련을 위한 대출 건수가 기간 중 꾸준하게 증가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따라서 향후 금리가 어떻게 변하는가에 따라 최근 이사가 많아진 패턴이 달라질 여지는 다분한 것으로 보인다.

<그림 11> 취득대출세대수와 주택담보대출금리 추이 비교

2014년 초에 비해서 2015년 말까지만 20% 이상에 해당하는 1% 포인트 가량의 금리가 더 내렸고 이는 주택마련을 위한 대출 건수가 기간 중 꾸준하게 증가하는 결과로 연결되었다.
자료 출처 : 한국주택금융공사 취득대출세대수, 주택담보대출금리

한편 이사와 관련해 인터넷 포털에서 주로 검색된 키워드들을 살펴보면 이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어떤 사항을 고민하는가를 엿볼 수 있다. 가장 큰 고민거리인 대출과 관련해 검색한 내용들을 구분해 보면 크게 대출상품을 유형별로 검색하는 모습을 보이며, 은행별로 상품을 찾아보기도 하고, 대출 조건과 준비사항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사 자체와 관련해서는 크게 이사를 준비하기 위한 사항확인과 포장이사 업체의 가격을 검색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처럼 이사를 준비하는 잠재고객들이 궁금해 하는 정보가 무엇인가를 미리 파악해 둔다면 대출상품을 소개하거나 대출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상품자체에 대한 정보 이외에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서비스 차원에서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은행의 웹사이트에서도 이사와 관련된 특별한 정보제공 창구를 만들어 서비스한다면 그 또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12> 이사와 전세자금대출 관련 검색어

대출과 관련하여 검색하고 있는 내용들을 구분해 보면 크게 대출상품의 유형별로 검색을 하는 모습을 보이며, 은행별로 상품을 찾아보기도 하고, 대출조건과 준비사항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
자료 출처 : 다음포털 관련 검색어

이번 호에서는 봄을 맞아 이사와 관련된 다양한 측면들을 살펴보았다. 언제, 어디로 이사하는지와 왜 이사하는지, 그리고 이사를 준비하면서 어떤 준비를 하고 어떤 정보를 필요로 하는가를 최근의 추세를 기준으로 여러 기관에서 제공한 통계적인 숫자들을 사용해 들여다 보았다. 요약하자면 이사철은 따로 없고 연중 이사는 수시로 일어난다는 것, 서울 전세 가격의 상승으로 경기도로의 이주가 대폭 늘었다는 점, 이사를 준비하기 위해 미리 대출 관련 정보를 수집한다는 등의 특징들을 알 수 있었다. 다음 호에서는 전국적인 동향 대신 서울로 범위를 좁혀서, 서울에서는 어떤 이사 동향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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