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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원 이 사람 : 국내 위폐 감별의 역사를 새로 쓰다-은행권의 셜록 홈즈, 외환은행 위변조대응센터 이호중 센터장

은행원 이 사람 : 국내 위폐 감별의 역사를 새로 쓰다-은행권의 셜록 홈즈, 외환은행 위변조대응센터 이호중 센터장
<글-민경미, 사진-노창식>
이호중 센터장의 이력은 위폐 감별 전문가라는 타이틀만큼이나 독특하다. 1995년 외환은행에서의 첫 은행원 생활은 6년여에 불과했다. 2001년 국가정보원 위폐·금융범죄 담당관으로 자리를 옮긴 까닭이다. 이후 국내 최고 권위의 위폐 감별 전문가로 성장한 그는 12년만인 2013년 6월, 친정인 외환은행으로 돌아왔다. 위변조대응센터장으로 두 번째 은행원의 삶을 살아가는 그는 외환은행뿐만 아니라 국내 위폐 감별 수준을 몰라보게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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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환은행 본점 1층 영업부 로비에서 지하로 연결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은행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평소엔 접하기 어려운 세계 여러 나라의 화폐가 전시된 갤러리도 그렇거니와 그 맞은편에는 통유리창 안으로 흰 가운을 입은 연구원 포스의 은행원들이 저마다 진지한 표정으로 화폐 감별에 몰두하고 있다.
    이곳은 은행 내부적으로는 물론 금융권을 통틀어 주목받고 있는 외환은행 위변조대응센터. 외환은행 출신으로 국정원에 머무는 동안 국가대표급 위폐 감별 전문가로 입지를 굳힌 이호중 센터장이 2013년 다시 외환은행으로 스카우트되면서 보다 체계적인 위폐 감별에 대한 바람을 녹여 새롭게 만든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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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력이 매우 흥미로운데요.
두 번에 걸친 외환은행과의 인연이 특히 눈에 띕니다.

    1995년 외환딜러의 꿈을 안고 외환은행에 입행해 2001년 국정원 경력직 특채로 국가기관에서 위폐 감별 업무를 담당했어요. 입행과 더불어 꾸준히 외국환을 취급하면서 위폐 감별에 대한 감을 터득했고, 이 점이 국정원 스카우트에 결정적 힘을 발휘했죠. 이후 국정원 위폐 감별 분야에서 굵직한 성과를 일궈내면서 전문가로 인정받게 됐는데요. 덕분에 다시 은행의 러브콜을 받아 지금 이자리에 서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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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임과 더불어 새롭게 정비한 위변조대응센터를 소개한다면?

    국내 주요 시중은행이 취급하는 한 해 환전거래액은 50억 달러에 육박해요. 은행이 위폐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면 자칫 수많은 고객이 피해를 볼 뿐만 아니라 해당 은행, 나아가 국가의 신뢰도까지 추락하게 되죠. 이에 반해 국내 시중은행의 위폐 감별 능력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제대로 된 시스템에 대한 니즈가 절실했어요.
    외환은행 위변조대응센터는 이런 마음을 담아 설립한 곳입니다. ‘자본시장에 건강한 혈액을 공급하고 화폐의 신뢰를 보증한다’는 비전 아래, 선진국의 중앙은행에서 사용하는 고성능 기자재를 도입했고요. 원화와 외화로 흩어져있던 조직을 한데 모으는 한편, 다섯 명이 채 안되던 위폐 감별 조직을 열다섯 명으로 대폭 확대했습니다. 전문 인력이 보통 한두 명 정도인 다른 은행들과는 비교가 안 되는 규모죠. 그 결과, 출범 2년도 안된 시점에 해외 선진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으로 성장했고, 한국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통화를 공급하는 은행이라는 인식이 형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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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에도 소개됐지만, 센터가 거둔 성과가 상당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국내 최초로 설립된 센터인 만큼 위폐 감별부터 원화 및 외화 공급, 원화 수출 등 전 분야에서 독보적인 행보를 걷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2014년 한 해만 무려 751매의 위폐를 적발해 약 12만 달러 규모의 위폐가 시중에 유통되는 것을 막았는데요. 이는 작년에 적발된 전체 위폐 998매의 85% 수준에 해당하는 것으로, 외환은행의 탁월한 위폐 감별 능력을 대변해주죠. 당연히 영업이익도 껑충 뛰어 작년 저희 센터가 거둬들인 영업이익은 210억에 달합니다.
    외화와 원화 공급에서 얻는 수익 외에 원화 수출로도 상당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어 은행 내 효자 부서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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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폐 감별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도 화제를 모았죠?

    위폐 감별사는 단순히 돈을 만지고 다루는 데 그치지 않고 연구하고 분석하는 일이에요. 그래서 타 부서와 달리 흰 가운을 입고 업무에 임하는데요. 위폐 감별에 관심 있는 직원 중 소수정예로 선발해 6개월에 걸쳐 전문적인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아무리 정밀하게 위조된 슈퍼노트(초정밀 위조 달러)라도 단번에 가려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죠. 물론 그전에 기본적으로 화폐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겠죠. 화폐도 하나의 미술품인 만큼 회화적 감각과 화폐마다 스며들어있는 스토리를 읽어내는 인문학적 소양도 겸비하면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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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폐 감별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화폐에 대한 관심이 도화선 역할을 했어요. 첫 번째 외환은행 시절, 유로화가 유럽연합의 단일통화로 통합되기 전까지 발행됐던 50프랑 짜리 지폐에 매료됐어요. 생텍쥐페리의 초상화와 그의 야간비행 경로가 그려져 있는가 하면『어린왕자』에 등장하는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도 나오더라고요. 숨은 그림으로 어린왕자에 나오는 양도 있고요. 한 장의 화폐에 이렇게 이야기 하나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걸 보면서 감탄과 더불어 화폐에 남다른 관심을 품게 됐어요. 그렇다보니 외국환 업무가 더 흥미로워졌고, 자연스레 위폐 감별에까지 열정을 쏟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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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센터 맞은편에 자리한 화폐전시관은 화폐에 대한 남다른 애정의 결과물이겠군요.

    원래는 대기업 상담을 위한 공간이었는데, 제대로 쓰임새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센터 설립과 더불어 이 자리에 화폐전시관을 꾸몄죠.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다니는 명동이라는 지리적 입지를 고려해 별도 입장료 없이 외환은행에서 환전 가능한 세계 45개국 화폐 실물과 희귀 화폐를 볼 수 있도록 했어요. 여기에 센터 성격을 덧입혀 한쪽에 위조지폐를 전시함으로써 위폐로 말미암은 피해를 줄이는 데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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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앞서 언급했듯 센터를 설립한지 채 2년이 안되었음에도 꽤 굵직한 성과를 얻으셨는데요.
센터장으로서 올해 계획과 앞으로 센터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처음 센터를 설립하면서 계획했던 내부적 목표는 이미 98%가량 달성했습니다. 흩어져있던 조직을 한데 모았고, 지방 영업점까지 실시간 스캔을 통해 1차로 위폐를 적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었어요. 찾아가는 교육으로 위폐 전문 인력이 영업점에 나가 교육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원화 수출과 새로운 화폐 취급으로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요. 다만 아직 2% 미진하다고 느끼는 부분은 오랜 시간에 걸쳐 노하우와 실력을 갖춘 전문 인력이 정년에 의해 사장되지 않도록 제도화하는 것인데요. 정년을 마친 후에도 재채용 등의 방법을 통해 업무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합의점을 찾아나가는 중입니다.
    아울러 국내 은행권을 대표하는 센터인 만큼 올해 안에 국가기관과의 업무협약을 이끌어내겠단 계획을 갖고 있었는데요. 조폐공사로부터 배타적 MOU 체결을 제의받고 검증과정을 거쳐 지난 4월 9일에는 체결식도 마쳤습니다. 이로써 은행은 물론 향후 하나금융그룹에서 취급하는 모든 화폐의 안심인증을 받는 계기가 마련됐죠.
    또 5월에는 한국은행이 주관하고 조폐공사, 국과수 등이 참여하는 국가 위폐담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위조방지실무위원회가 외환은행에서 개최됩니다. 이는 센터의 위상을 말해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센터의 경쟁력을 강화해나가는 한편 국내 시중은행들의 위폐 감별 능력 향상을 위해 길잡이 역할을 수행하는 등 은행의 사회적 책임에도 적극 기여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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