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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의 가치창출 : 나보다 너, 사실보다 인식을 기준으로 협상하라!

직장인의 가치창출 : 나보다 너, 사실보다 인식을 기준으로 협상하라!
<정 인 호-VC경영연구소 대표>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닌 이상, 타인과의 교류는 불가피하다. 때론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소통과 협상을 해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상대의 생각을 바꾸고 마음을 얻는 일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소통과 협상이 어려운 이유는 어쩌면 당신이 협상의 기술에서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세 가지 요소를 간과하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어떤 기술이 필요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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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입장차이

    대기업 전문CEO로 임명된 박 대표는 단기에 조직 성과를 끌어올리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었다. 회사의 현황을 분석한 결과, 그는 자신이 통솔해야 할 부하 직원의 수가 너무 많다는 사실을 깨닫고 직속 부하 직원의 수를 절반으로 줄여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운영이사를 통해 열 명의 직원을 자신에게 보고하라고 말했다. 조직서열상 강등당한 열 명의 반응은 참으로 다양했다. 박 대표와 개인적으로 면담을 해본 사람들 가운데 몇몇 직원들은 박 대표가 느끼는 압박감을 마지못해 인정했다. 하지만 다른 직원들은 조직개편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강등 당했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새로운 상사가 된 운영이사와 이미 몇 차례 언쟁을 벌인 경험이 있었던 한 선임 관리자는 격노했다. 그리고 조직개편이 발표된 지 한 시간 만에 박 대표의 책상에는 그의 사표가 놓여 있었다.

    위의 사례는 일반 기업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조직개편의 한 단면이다. 특히, 기업의 성과가 곤두박질치는 경우 조직개편은 불가피하다. 이러한 조직개편에서는 결론도 중요하지만 어떤 과정으로 개편이 진행됐는가가 더 중요하다. 위 사례에서 박 대표는 무엇을 잘못한 것일까?
    분명 박 대표는 이 조직개편이 몰고 올 파문을 전부 생각해 보지 않았을 것이다. 기존 직원 간 라이벌 체계를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거나 관심을 갖지 못했다. 전반적인 조직의 변화를 필요로 했던 박 대표의 입장에서는 만족스러운 결정을 내린 셈이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조치를 당하는 입장에서는 그의 결정이 상당히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박 대표는 조직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조직개편을 선택했다. 그러나 사표를 낸 직원들은 자신에게 의도적으로 모욕을 주거나 심지어 자신을 몰아내기 위해서 박 대표가 그런 조직개편을 단행했다고 생각했다. 대부분 자신의 의견이나 성과를 가치 있게 여기지 않는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비단 조직개편만의 문제는 아닐 터. 조직 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에 있어 직원들의 반감을 줄이고 원하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위 사례에서 박 대표가 간과한 세 가지를 중심으로 그 해결책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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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망수용능력을 활용하라

    박 대표가 직원의 마음을 이해하는 게 어려운 이유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본인의 입장’에 충실한 모드에 있기 때문이다. 이는 타인의 입장을 생각하려면 엄청난 모드 전환을 해야 함을 의미한다. 즉, 박 대표는 자신의 입장에만 충실하고 직원의 의견은 고려하지 못했다. 이를 위해서는 ‘조망수용능력(Perspective Taking Ability)’이 필요하다. 조망수용능력은 타인의 입장에 놓인 자신을 상상하는 것에 의해 타인의 의도나 태도 또는 감정, 욕구를 추론하는 능력을 말한다. 박 대표와 비슷한 상황이었던 실제 사례에서 조망수용능력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살펴보자.
    1993년 정부 소유였던 에어프랑스(Airfrance)는 그 전해 실적이 얼마나 형편없었던지 다른 항공사들의 손실을 모두 합친 것만큼 큰 금전적 손실을 입었다. 분명 무언가 조치가 취해져야만 했다. 따라서 CEO인 베르나르 아딸리(Bernard Attali)는 구조조정 계획안을 마련했다. 구조조정 계획안에는 자연 감소와 조기 퇴직을 통해 4천 명의 직원 감축과 2년간의 임금 동결이 포함돼 있었다. 노조는 무기명 투표를 실시할 시간조차 갖지 못했다. 승무원들, 특히 지상 근무요원들은 그 즉시 밖으로 나가 두 곳의 파리 공항을 봉쇄했다. 활주로에서 타이어를 태우던 그 모습은 파업이라기보다 폭동에 가까웠다. 며칠 후 프랑스 교통 당국은 결국 구조조정 계획안을 철회하길 강요했고 아딸리는 사임했다.
    그 후 후임자인 크리스티앙 블랑끄(Christian Blanc)는 피할 수 없는 도전 과제를 물려받았다. 그에게는 항공사를 회생시키라는 임무가 떨어졌는데 파업이 있은 후라 한층 더 조심스러운 입장에 처할 수밖에 없었다. 한 번 쓴 맛을 본 에어프랑스 14개 노조들의 열의가 불타올라 있는 상태임에도 더 이상 항공업계에 불안감을 주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라는 것이었다. 그는 파업에 참여한 직원들과 노조 위원장들을 그들의 고유 영역으로 찾아가 만났다. 그는 아딸리의 계획이 철회됐으며, 전 직원의 의사를 묻기 전까지 새로운 회생 계획안을 마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4만 명의 직원들에게 설문지를 돌려 그들의 불만과 해결책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또한 주간 뉴스레터를 발행해 진행과정을 알렸다.
    CEO로 취임한 지 5개월 후 블랑끄는 “직원 여러분, 저는 여러분의 의견을 수렴해보았습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5천 명의 인원감축과 3년간의 임금 동결, 그리고 30%의 생산성 향상을 제안합니다”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서 그는 선임자보다 더 강한 구조 조정안을 내놓았던 것이다. 노조원들은 믿지 못하겠다는 듯 그의 구조 조정안을 거부했다. 그러나 블랑끄는 이에 동요하지 않고 노조원들에게 “직원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봅시다”라고 제안했다. 그래서 그는 전 직원 투표를 실시할 것을 명령했다. 투표 결과, 84%의 응답자 가운데 81%의 직원들이 블랑끄의 의견에 지지한다고 답했다. 따라서 노조 역시 그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제안된 3년 동안 에어프랑스는 모든 목표 실적을 채웠고 다시 수익을 낼 수 있게 됐다.

    어떤가? 결과적으로 보면 블랑끄의 제안은 아딸리의 제안보다 여러 가지 면에서 더 고통스러운 것이라 할 수 있다. 누구도 그런 결과를 반기지 않는다. 그러나 직원들은 그런 결과로 이어지는 과정이 공정하게 이루어졌다고 믿었다. 블랑끄는 자신의 입장보다는 구조 조정을 해야 하는 관점을 직원의 입장으로 돌려, 그들을 이해하고 공감했으며 회사의 입장을 수용하게 만들었다.
    블랑끄는 잘했는데, 박 대표와 아딸리가 잘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조망수용능력은 만 4세가 되면 생긴다. 문제는 나이가 들면 들수록 이 능력이 상실된다는 것. 보통 마흔 다섯정도가 되면 조망수용능력은 10%도 채 남지 않는다고 한다.
    훌륭한 선수가 뛰어난 감독이 되기 어려운 것도 같은 논리다. 실력이 낮은 선수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면, 실력이 낮아 주전자나 들고 다니고 벤치만 지키던 선수 출신 거스 히딩크(Guus Hiddink) 감독은 이런 선수들의 마음을 알고 그들을 잘하는 선수들과 동등화해 훌륭한 선수로 키워냈다. 그래서 오늘날 성공한 선수가 박지성이다. 이처럼 상대의 입장을 고려하는 조망수용능력은 뛰어난 협상가에겐 필수적 역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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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정도 공정하게, 절차적 공정성의 확보

    절차적 공정성(Process Fairness)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부분 사람들은 과정이 공정하다고 인식하면 아무리 자신에게 불리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 결과를 수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를 절차적 공정성이라고 한다. 에어프랑스의 블랑끄가 직원들의 의견을 이끌 수 있었던 이유도 절차적 공정성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계획이 세워지기까지 전 직원을 참여시키고, 의사결정 과정에 ‘직원이 큰 자산’이라는 의미를 심어주면서 소통했다. 아픔을 감수해야 하는 결과라도 그 과정이나 절차가 받아들일 만한 것이라면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절차적 공정성을 간과해 평가 결과에 신뢰성을 훼손한 사례가 있었다. 2011년 가수들의 경연을 다룬 방송 프로그램인 ‘나는 가수다’에서 가수별 듀엣을 미션으로 선정한 적이 있었다. 듀엣을 하되 한 번도 같이 화음을 맞춰보지 않은 가수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다. 그때 1위를 한 바비킴(Bobby Kim)은 부가킹스(Buga Kingz)와 합을 맞춰 공연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들은 이전에 약 3년간 함께 활동한 적이 있었다. 즉, 평가 과정에 논란이 생기면서 이를 알게 된 시청자는 평가결과를 수용하지 않고 프로그램 자체를 의심하는 경향까지 생기게 됐다.
    오늘날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4대강 사업, 포항 건설플랜트 농성, 노사 공방위, 뉴타운 정책 등의 사건에서 절차적 공정성을 강조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절차적 공정성을 확보한 협상의 결과라면 승복하지 않을 수 없으며, 정당한 불만을 토로할 명분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 협상은 일방통행이 아닌 쌍방향 교류다. 그래서 나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 못지않게 상대의 상황을 이해하고 이해관계를 규명하는 일이 중요하다. 그리고 협상 과정은 절차적으로 공정해야 하며 또한 제시하는 근거는 상호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조망수용능력, 절차적 공정성, 납득성 이 세 가지는 협상에 있어 항상 명심해야 할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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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관적 관여를 통해 납득성을 증가시켜라

    객관성과 납득성 또한 중요한 요소다. 예를 들어보자. 당신은 소형차 티코 운전자다. 어느 날 교차로에서 신호를 위반하고 좌회전 하다가 그만 경찰에게 적발됐다. 신호위반 사실을 인정하고 면허증을 제시하는 순간 그랜저가 뒤이어 신호를 위반하고 지나가는 게 아닌가! 이 순간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왜 나만 단속하고 그랜저 운전자는 단속하지 않습니까? 제 차가 티코라서 무시하는 겁니까?”라고 묻지 않을까? 신호를 위반한 것은 객관적 사실이다.
    그런데 티코만 단속하고 그랜저 운전자를 단속하지 않는 것은 납득성이 떨어진다. 납득성이 없으면 객관적이지만 수용할 수 없다.
    이러한 예는 법정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법정에 제출하는 자료는 객관적이다. 그런데 왜 서로 간 공방이 오고 가는가? 그렇다. 납득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납득성을 높이는 사람은 택시를 타보면 알 수 있다. 베테랑 기사는 고객에게 이렇게 묻는다. “어느 길로 갈까요?” 그러면 보통의 경우 손님은 “알아서 가주세요”라고 대답한다.
    뻔한 대답을 알면서도 기사는 왜 손님에게 길을 물어봤을까? 택시 기사는 손님의 주관적 관여를 통해 납득성을 증가시키기 위해서였다. 손님은 의사결정 과정에 관여했기 때문에 쉽게 수용한다.
    그렇지 않고 통보식이면 납득성은 떨어진다. 박 대표와 아딸리가 어려움을 겪어야 했던 이유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직원들을 제외하고 통보하는 방식으로 조직을 운영했기 때문이다.
    특히 협상이나 소통의 과정은 주관적으로 관여할수록 납득성이 증가한다. 왜냐하면 협상이나 소통은 일방향이 아닌 서로 간 주고 받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에 상대의 주관적 의도가 반영된 객관성은 의사결정의 수용도를 높인다. 따라서 객관성 확보과정에서 당신과 상대방의 합의로 쌍방의 납득성을 높여야 한다.

    어느 날 필자는 지인과 대화를 나누던 중 중요한 사실 한 가지를 얻었다. 지인은 내게 “내가 법대에서 배운 것을 지우는 데 자그마치 26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법대에서는 우리 삶에서 누가 옳고 누가 그른가 하는 ‘사실’만 중요하다고 배웠다. 하지만 나는 사실 못지않게 그 사실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중요하다는 걸 26년 만에야 깨달았다. 너 역시 사람들의 인식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면 협상이든 소통이든 효과적으로 해낼 수가 없을 거다”라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협상은 일방통행 도로가 아니라 쌍방향 도로다. 상대방의 이해관계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당신의 이해관계 또한 충족할 수 없다. 그래서 당신의 이해관계를 규명하는 것 못지않게 상대방의 이해관계를 규명하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은 다른 사람의 입장이 돼 보는 능력이다. 당신이 상대방의 생각을 바꾸고 싶다면 그의 생각을 이해하는 조망수용능력이 선행돼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절차적 공정성, 납득성을 갖추면 상대에게 당신의 의견을 쉽게 받아들이게 할 수 있다. 이 세 가지 무기를 사용하면 할수록 상대는 당신 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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