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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 금융의 진화로 본 핀테크

시론 : 금융의 진화로 본 핀테크
<김 홍 범-경상대학교 교수, 한국금융학회 회장>
핀테크(FinTech)는 요즘 우리 사회의 핵심 화두 중 하나다. 세간에서는 핀테크의 적극적 수용론이 대세지만, 기존 금융규제의 적용 여부를 놓고 논쟁도 진행 중이다. 이 글에서는 금융의 진화라는 근본적 관점에서 핀테크를 검토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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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핀테크라는 금융혁신

    핀테크란 금융과 기술이 합쳐진 금융기술(Financial Technology)의 줄임말로, 양자의 새로운 결합이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유형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양한 금융 비즈니스 모델을 통칭한다. 사실, 정보통신기술(ICT)의 획기적 발전으로 지난 수십 년간 금융에는 기술이 적극적으로 응용돼 왔으며 우리는 이미 이것을 금융혁신이라는 이름으로 불러왔다. 그럼에도 최근 핀테크가 열풍을 일으킨 데에는 조금 다른 이유가 있다. 이는 금융기업이 아닌 비금융기업, 예를 들면 IT·전자상거래·온라인 결제·스마트폰 제조·이동통신 등을 포함하는 기술기업이 금융기술(핀테크)을 주도한다는 사실에서 찾을 수 있다. 다시 말해, 금융에 기술을 접목하는 기존 금융혁신의 기본 패턴을 벗어나, 기술에 금융을 접목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금융혁신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금융혁신의 본체가 금융이 아닌 기술이라는 점에서, 최근 기술기업 주도의 핀테크는 지금껏 금융기업이 주도해온 ‘테크핀(TechFin : Technological Finance)’과는1 일단 구분된다.

    하지만 테크핀이든 핀테크이든 그 산출물이 금융서비스라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다. 이론적으로, 금융서비스 거래가 일어나는 금융시장은 본래 실패하기 쉽다.2 금융 진화의 역사를 봐도 효율과 안정 사이에는 트레이드오프(Trade-off)가 존재해왔다.3 각국의 정책당국이 금융을 규제해온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핀테크가 금융 효율을 높여준다 해도 어떤 형태로든 불안정 증대를 수반한다면, 금융규제의 적용 대상에서 이를 제외할 근거는 없다.

    ※ 이 글은 저자의 ‘금융 입법 관련 3개 현안에 관한 의견(국회입법조사처 경제산업조사실 전문가 간담회 발제자료,      2015년 1월15일)’ 중 일부 내용을 기초로 작성됐다.

    1 ‘테크핀’이란 금융기업이 주도하는 금융혁신을 ‘핀테크’와 구분하기 위해 저자가 만들어낸 조어이다.

    2 정운찬·김홍범의『화폐와 금융시장』(율곡출판사, 2012년), 제14장 참조.

    3 힉스(J. Hicks)의『Critical Essays in Monetary Theory』(Oxford University Press, 1967), 제9장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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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 효율과 금융 안정 사이의 트레이드오프

    잠시 힉스(J. Hicks)를 따라 금융 효율과 금융 안정 간 관계를 살펴보기로 한다. 그는 일찍이 화폐·금융 현상이 자원의 절약, 즉 효율을 향해 진화한다는 기본 특징을 간파했다. 상품화폐가 금속화폐로, 금속화폐가 다시 지폐와 예금화폐로 탈바꿈하고 신용시스템이 성장하는 일련의 역사적 진화과정이 효율 지향성을 갖는다는 것이다. 동시에 힉스는 이러한 화폐·금융의 효율 증대가 불안정성의 증대(안정성의 감소)를 필연적으로 수반한다는 또 하나의 기본 특징 - 효율과 안정 간 트레이드오프 - 을 놓치지 않았다. 효율이 증대된 시스템일수록 줄어든 안정성을 금융에 대한 더 높은 사회적 신뢰로 받쳐주어야만4 그 시스템이 순조롭게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상호 연계된 글로벌 금융시스템 전체가 리먼 브라더스 파산(2008년 9월)이 촉발한 신뢰 위기로 일거에 붕괴 위기에 직면했던 경험은 이를 잘 말해 준다.

    이제, 힉스의 분석을 확장해 효율과 안정 간 트레이드오프의 동태적 개선 가능성을 생각해보자.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시장에서 금융혁신이 일어나면 기술적으로 금융 효율이 증대된다. 동시에, 그와 같은 효율 증대를 가져온 기술 자체는 불안정의 증대를 억제하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다.5 이는 금융혁신으로 효율과 안정 간 트레이드오프가 전반적으로 개선됨을 의미한다.

    <그림 1>의 세로축과 가로축은 금융 효율과 금융 안정을 각각 표시한다. 각 곡선은 주어진 시점에서 일국의 금융시스템이 도달 가능한 효율과 안정의 트레이드오프를 나타내는 ‘힉스 프론티어(HF : Hicks Frontier)’ 로서 음의 기울기를 갖는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HF1은 금융혁신이 본격화하기 이전인 1950~60년대의 금융시스템이 직면했던 트레이드오프 즉 ‘어제’의 힉스 프론티어다. 이후 반세기 동안 진행된 테크핀 덕분에 트레이드오프가 전반적으로 완화됐다. 각각의 안정 수준에서 더 높은 효율에 도달할 수 있게 되면서, HF1이 바깥쪽으로 이동해 ‘오늘’의 힉스 프론티어 HF2에 도달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최근의 핀테크 현상이 지속된다면 HF2 역시 바깥쪽으로 이동해 ‘내일’의 힉스 프론티어는 예컨대 HF3에 안착할 것이다.

    <그림 1> 금융의 진화 : 힉스 프론티어(HF)의 이동과 최적점의 선택 (그림 아래 설명이 있음)

    <그림 1> 금융의 진화 : 힉스 프론티어(HF)의 이동과 최적점의 선택

    힉스 프론티어(HF : Hicks Frontier)의 이동과 최적점의 선택을 나타내는 그림으로 세로축은 금융 효율을 가로축은 금융 안정을 나타낸다.
    각 곡선은 주어진 시점에서 일국의 금융시스템이 도달 가능한 효율과 안정의 트레이드오프를 나타내는 ‘힉스 프론티어(HF : Hicks Frontier)’로 음의 기울기를 갖는다.

    한편, 개별 힉스 프론티어 상의 모든 점은 파레토 효율적(Pareto-efficient)이다. 일국의 정책당국은 사회적 선호를 감안해 수많은 점들 가운데 하나를 최적점으로 선택한다. 예를 들어, 정책당국이 과거 시점에서 HF1 상의 점 a를 최적으로 선택했다고 가정해보자. 이후 이 정책당국이 HF2 상의 점 b를 최적으로 선택한다면 일반적 가정하에서 점 b는 점 a를 원점으로 하는 점선 좌표축이 보여주는 제1사분면 영역 안에 위치할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그래야만 효율과 안정 둘 다 개선되거나, 아니면 둘 중 적어도 하나의 개선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정책당국은 핀테크 덕분에 가능해질 HF3 상의 점 c를 최적으로 선택하게 될 것이다. 이를 종합하면, 1950~60년대 이후 일국의 금융시스템은 효율과 안정 사이에서 장기적으로 점 a → b →c의 궤적을 따라 진화하는 셈이다. 요컨대, 일국의 금융 진화는 (ⅰ) 시장의 금융혁신에 따른 힉스 프론티어의 바깥쪽 이동과 (ⅱ) 정책당국에 의한 새로운 힉스 프론티어상의 사회적 최적점 선택에 의해 구체화된다.

    4 사회적 신뢰를 조성·유지하기 위한 핵심 장치에는 규제감독이 중요하게 포함된다. 규제감독의 목적은 시스템안정(거시건전성 유지) 및 소비자보호(개별 금융기관 건전성과 시장행위 공정성 및 시장기능의 유지)로 요약된다(Kremers, Jeroen, and Dirk Schoenmaker, ‘Twin Peaks : Experiences in the Netherlands’ Special Paper No. 196, London Schools of Economics, December 2010).

    5 예를 들어, 금융혁신의 결과 오늘의 전자금융시스템은 효율 증대를 실현하지만 동시에 해킹 기술도 발전하면서 시스템의 불안정은 더 커진다. 그러나 해킹 기술을 정보보안 기술로 활용하면 불안정 증대에 대처할 수 있다.

  • 핀테크라는 새로운 금융혁신으로 금융서비스가 효율성을 향해 점차 진화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효율에는 불안정이 늘 수반된다는 것이 금융 진화의 제1원리이다. 따라서, 핀테크를 활용한 고효율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그 시스템이 필요로 하는 고도의 사회적 신뢰부터 구축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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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 진화에서 규제감독이 갖는 적극적 함의

    이와 같은 금융 진화의 관점은 핀테크가 공짜 점심(Free lunch)이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핀테크 자체만으로는 효율은 물론 불안정도 증대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핀테크를 활용한 고효율 시스템의 정상적 작동을 위해서는 그 시스템이 필요로 하는 고도의 사회적 신뢰부터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핀테크에 기인하는 불안정의 증폭을 기술적으로 제어하려는 시장 및 기관과 정책당국의 공조 노력이 중요해진다. 금융은 시장규율이 적용되는 사유재이기도 하지만, 규제규율(규제감독)이 적용돼야 하는 공공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끝으로, 주어진 시점에서 힉스 프론티어의 실제 위치는 나라마다 다를 것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각 시점의 기술수준이 나라별로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시간경과에 따른 힉스 프론티어의 실제 이동 속도와 이동 폭도 나라마다 다를 것이다. 각국의 금융 관행 및 풍토에 따라 도달 가능한 효율과 안정의 조합이 제약을 받기 때문이다.6 나아가 일국의 정책당국이 사회적 목표 최적점을 어디에 잡을 것인지에 대한 선택과 그에 요구되는 규제감독의 조정은, 그 나라 힉스 프론티어의 궁극적 위치는 물론 이동 속도와 이동 폭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쯤 되면, 통화정책만 아트(art)가 아니다. 움직이는 과녁을 다뤄야 하는 규제감독정책도 아트가 된다.

    6 “우리나라는 해외 주요국들에 비해 대면인증을 하는 경우 예금계좌 개설이 매우 용이”하다든가, “대면으로 실명을 확인해왔는데도 차명거래가 상당히 많이 이루어지”는 등 금융관행 및 풍토가 선진국과는 차이가 난다(서병호, ‘비대면 실명인증 도입 시 유의사항’,『주간 금융브리프』, 24권 3호, 2015년 1월10일~16일, pp.10~11). 이런 구체적 차이 등으로, 힉스 프론티어의 위치는 물론 이동 속도와 이동 폭은 나라마다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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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필자의 글은 전국은행연합회의 의견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그래프화면의 패드와 커피와 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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